Fantastique 판타스틱 2009.여름 - 10점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페이퍼하우스

장르문학은 별게 아니라 SF, 공포, 범죄, 추리 등 특정 장르를 지향하여 쓰여진 문학을 말한다. 그래서 이른바 문단문학이라는 어려운 문학보다는 쉽고 재밌는 편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장르문학은 꽤 인기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한국은 장르문학의 불모지로 불리우기까지 한다. 한국사람들은 애초부터 책을 잘 읽지도 않거니와 읽더라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책으로 쏠리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예를 들면, TV가 밀어주거나 국방부가 밀어주는(?)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된다.

문학계에서도 장르문학은 찬밥 신세이다. 작가들은 고상하고 진지한 분위기의 책을 쓰려고 한다. 이런 경향은 작가의 사회적 지위와 비례하는데 정상에 가까운 작가일수록 대하역사소설을 씀으로써 화룡점정을 하려고 한다. 그러니 의문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탐정의 이야기나 사람을 먹어치우는 괴물 이야기는 싸구려 취급을 당할 수 밖에 없다. 이런 한국문단의 엄숙함에 대해서는 마광수 교수도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장르문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잡지가 있다. [판타스틱]이라는 계간지이다. 원래 월간지였는데 자금사정 때문에 계간지로 탈바꿈하였다고 한다. 그동안 내 나름대로 추리소설, 공포소설 등을 적잖이 읽었는데 이런 잡지가 있는 줄은 몰랐다. 웹서핑을 하다가 알게 되어 사봤는데 꽤 재밌다. 알았으면 진작부터 봤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간 [판타스틱]은 해외 및 국내 단편소설, 만화, 에세이, 인터뷰 등으로 구성된다. 공포, SF, 무협 등 여러 장르가 실리고 작가들의 기량이 다르기 때문에 작품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

2009년 여름호에 실린 단편소설 가운데에서는 테드 창의 [숨결(Exhalation)]과 진산의 [곤륜], 미츠다 신조의 [괴기사진작가]가 인상깊었다. (※ 테드 창은 얼마 전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팬들과 만남의 시간을 열어 이슈가 됐었다.) 그 외에 중세 중국인의 사후세계관에 대한 에세이도 재미있었는데, 사후세계가 현실세계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다치바나 다카시의 [임사체험]이 떠올랐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후세계라는 건 임사체험자들이 뇌내현상을 현실경험으로 오인하는 데서 만들어졌을 거라는 생각이 한층 더 강해졌다.

[판타스틱]은 그리 어렵지 않은 재밌는 이야기들로 탄탄하게 짜여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잡지를 권한다. 한국 장르문학을 살리자는 취지에서가 아니라 그저 재미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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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천무선랑 2009/07/29 09:5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판타스틱이 폐간된게 아니었군요!
    예전에 월간지였을 때에 즐겨보았는데 계간지로 바뀐 줄 몰랐습니다.
    덕분에 지금 잡지 주문하러 갑니다.
    감사합니다.

  2. BlogIcon NUrung 2009/07/29 11:1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재밌을것 같은 잡지네요. 원체 땅이 좁다보니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매번 들어요.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3. BlogIcon 유병수 2012/01/11 13:4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웃는 낯에 침 뱉으랴

  4. BlogIcon 조용형 2012/01/12 14:5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