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은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라서 예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감독의 전작인 [살인의 추억]을 아주 재미있게 봤거든요. [살인의 추억]은 군사정권 시절에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였죠. 정치적 메시지를 표현하면서도 재미있는 영화가 갖추어야 할 좋은 미덕들이 맛있게 섞여 있는 비빔밥 같은 영화였습니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보기 드문 영화였죠. 그래서 새 작품인 [괴물]에도 많은 기대를 해왔습니다.
영화를 본 소감은 한마디로 실망스럽습니다. 대중영화로서의 괴수영화를 표방하긴 하는데 어설픈 면이 많습니다. 초반부에서는 사실적이고 납득할 만한 배경을 제시하여 설득력 있게 이야기 전개를 합니다. 그러다가 중반부부터는 이야기의 설득력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막무가내식 이야기로 변모하죠. 우연이라는 장치를 이용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정치적 메시지만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사실상 이야기의 전개 따위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 또한 부족합니다. 예를 들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등장하는 다리 밑의 부랑자 캐릭터가 괴물을 죽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밑바닥 인생을 상징하는 한 인물이 권력기관의 횡포에 폭력으로 저항한다는 의미일까요?
후반부부터는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들로만 가득차서 대중을 타겟으로 한 괴수영화가 맞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설픈 면들이 많아서 특수효과 기술의 향상과 매력적인 한국적 캐릭터의 창조라는 좋은 점들까지 퇴색되어 보입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재미있다.